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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장대익 선생님의 글: 진화심리학의 개념적 쟁점들: 모듈성, 적응주의, 그리고 유전자 환원주2023-04-13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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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심리학의 논의가 현재 인지과학에서 차지하는 위치에 비하여
국내 자료가 적은 것 같습니다.
장대익 선생님이 직접 올리시지 않기에
강의용으로 허락을 받은 화일을 여기에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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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지과학회 2003년 춘계학술대회논문집, pp.304-310

진화심리학의 개념적 쟁점들: 모듈성, 적응주의, 그리고 유전자 환원주의

장대익(daeik@chol.com)
서울대학교 과학사 및 과학철학 협동과정

Conceptual Issues in Evolutionary Psychology: Modularity, Adaptationism, and genetic reductionism

Dayk Jang
Program in History & Philosophy of Science, Seoul National University

요 약

진화심리학(evolutionary psychology)은 인간의 인지 구조에 대해 기존 인지과학의 틀을 넘어서는 흥미로운 주장들을 담고 있다. 그 중에서 가장 핵심적인 주장은 "인간의 마음이 수많은 모듈(modules)들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이다. 나는 여기서 진화심리학의 핵심 개념인 '모듈성'(modularity) 논쟁을 비롯하여, 진화심리학의 또 다른 개념적 쟁점들 ― 적응주의 논쟁과 유전자 환원주의 문제―에 대해 논의하고자 한다. 포더(J. Fodor)와 진화심리학자들간의 대립으로 해석될 수 있는 모듈성 논쟁은 아직 미결 상태로 남아 있는데, 진화발생생물학(evo-devo) 내부에서 진행된 모듈성에 대한 (상대적으로) 성숙한 논의들이 이 논쟁의 해결에 하나의 단초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한편 적응주의와 유전자 환원주의의 혐의는 진화심리학자들이 현 수준에서도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는 비판들이라고 여겨진다. 결과적으로 진화심리학은 현 단계에서도 쓸만한 연구프로그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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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진화심리학(evolutionary psychology)이란?

"마음은, 우리 조상들이 오랜 수렵·채집기 동안 끊임없이 직면했던 적응적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자연선택에 의해 설계된 계산 기관들의 체계(a system of organs of computation)이다"(Pinker 1997).

다윈은 {종의 기원}의 마지막 부분에서 "심리학은 새로운 토대 위에 기초될 것이다"라고 예언한 바 있다(Darwin 1859). 동물과 인간의 사회적 행동을 진화론적으로 연구한다는 의미에서 '사회생물학'(sociobiology)이라는 용어를 최초로 지어낸 윌슨(E.O.Wilson)도, 1975년에 출판한 자신의 {사회생물학: 새로운 종합} 마지막 장에서 "사회과학은 가까운 미래에 생물학의 한 분과가 될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다(Wilson 1975).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리학 분야에서 다윈의 목소리가 또렷하게 들리기 시작한 것은 이른바 '진화심리학'(evolutionary psychology)이라는 이름이 등장한 90년대 이후부터이다(Barkow et al. 1992; Pinker 1997; Buss 1999).
진화심리학은, 앞서 인용된 언어학자 핀커(S. Pinker)의 말대로, 인간의 마음에 대한 계산주의 이론(computational theory of mind) ― 이 이론은 현대 계산이론의 아버지인 논리학자 튜링(A. Turing)으로부터 시작되었으며 인간의 마음을 컴퓨터, 혹은 두뇌의 소프트웨어로 이해한다 ― 과 도킨스(R. Dawkins)류의 진화론이 결합하여 생겨난 학문으로서, 인간의 마음(mind)이 여러 유형의 모듈들(modules)로 구성되어 있다고 주장한다. 진화심리학은 사회생물학을 발전적으로 계승한 이론이라고 할 수 있지만 엄밀히 말해 이 둘은 서로 다른 연구 목표와 방법론을 가지고 있다. 예컨대 진화심리학의 일차적인 초점은 특정 행동을 일으키는 심리기제를 향해 있는데 비해 사회생물학은 행동 자체에 우선적인 관심을 갖는다. (Sterelny & Griffiths 1999)
진화심리학자들은 인간이 오랜 진화의 역사를 거치면서 여러 유형의 적응 문제들(adaptive problems)에 직면했었고, 그런 문제들을 해결하도록 설계된 마음을 가진 개체만이 진화적으로 성공했을 것이라고 믿는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우리 마음이 모든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설계(general problem solver)된 것이 아니라, 특정한 적응 문제들 ― 예를 들어, 적절한 음식을 찾는 일, 짝을 찾는(또는 지키는) 일, 상대방의 마음을 읽는 일, 동맹을 만드는 일 등 ―을 해결하기 위해 자연선택에 의해 설계되었다는 대목이다. 이는 마치 우리의 신체가 적응적인 여러 기관들 ― 예컨대, 눈, 다리, 심장 등 ―로 구성되어 있듯이 인간의 마음도 하나의 적응적인 기관이라는 뜻이다. 진화심리학자들이 마음을 '정신기관'(mental organ)이라고 부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Pinker 1997; Buss 1999).
이런 생각은 인간의 마음이 어떻게 설계되어 있고 어떤 식으로 작동하는지를 탐구하는 인지신경학·인지심리학에 큰 도전을 준다. 가장 큰 도전은, 인간의 인지 능력이 지금까지 생각해왔던 것과 매우 다르다는 점이다. 진화심리학의 핵심 이론가인 코스미디스와 투비(L. Cosmides & J. Tooby)는, 인지심리학에서 잘 알려진, 웨이슨(Wason)의 '선택과제'(selection task) 실험을 진화심리학적 가설을 시험해볼 수 있도록 재설계함으로써 인간의 연역 추론 능력의 실상에 대한 진화론적 해석을 꽤 그럴듯하게 제시했다. 그들에 따르면, 인간의 연역 추론 능력은 주어진 과제가 '사회적 교환'(social exchange)의 상황일 때 가장 잘 발휘된다. 그리고 이런 결과는, 그들에 따르면, 인류 진화역사의 대부분을 차지한 수렵·채집의 기간 동안 인류가 생존과 번식을 위해 해결해야만 했던 적응 문제 ― 이 경우에는, 사회적 교환 상황에서 사기꾼을 잘 탐지해야만 하는 문제 ― 에 대해 인간의 마음이 적응되었다는 증거이다. 진화심리학자들이 인간의 마음에 '사기꾼탐지 모듈'이 존재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는, 바로 이런 사회적 교환 상황에서는 사기꾼을 탐지하느냐 못하느냐가 생사·번영의 관건이 되기 때문이다(Cosmides 1989; Cosmides & Tooby 1992; Gigerenzer & Hug 1992; Sugiyama et al. 2002).


2. 모듈성과 마음의 구조(modularity and the architecture of mind)

"우리의 인지 구조(architecture)는 수백·수천 개의 모듈들의 연합과 유사하다."(Tooby & Cosmides 1995)

"인간 마음의 구조가 모듈화 되어 있다"라는 주장은 원래 심리철학자인 포더(J. Fodor)가 제기한 것이었다.(Fodor 1983) 포더는 마음을 마치 일반 목적 컴퓨터처럼 보려는 경험주의자들에 반대하여, 마음이 특수화된 입·출력 체계들, 즉 모듈들 ― 시각, 청각, 미각, 촉각, 후각 체계는 물론 언어능력까지 포함하는 ―로 구성되어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그에 따르면 마음에는 이런 다양한 모듈들 외에도 믿음이 고정되고 의사결정과 추론 등이 일어나는 중앙처리장치가 있으며 이 장치는 일반 목적을 가진 비모듈적인 구조를 띠고 있다.
그렇다면 모듈은 구체적으로 어떤 특성들을 가질까? 포더는 모듈들이 (1)독점적인 변환기(transducers)를 갖고 (2)피상적인(비개념적인) 출력만을 전달하고 (3)다른 체계들에 비해 빠르고 (4)강제적으로 작동하고 (5)배경 지식들을 포함한 나머지 인지 영역들과 떨어져서 캡슐화(encapsulated)되어 있고 (6)나머지 인지 영역들로는 접근이 불가능한 내부 처리 과정을 갖고 있고 (7)어느 정도 선천적(innate)이거나 선천적으로 편향되어 있고 (8)발생과정과 병리적 사건들로 인해 특정한 손상 양상을 보일 수 있으며 (9)특징적으로 배열된 발생 연쇄에 따라 발생하는 처리 체계들이라고 규정했다.(Fodor 1983)
이런 특성들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틀림없이 "캡슐화" 조건일 것이다. 왜냐하면, 이 때문에 모듈의 다른 특성들, 예컨대 작동이 빠르고 강제적이라는 점 등이 파생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우리가 모듈의 내부 처리 과정을 계산주의적 관점에서 접근할 수 있는 이유 또한, 각 모듈들이 제한된 정보 영역들로 캡슐화되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는 믿음 형성, 추론(특히 최선의 설명에로의 추론), 의사결정과 같은 개념적인 인지 과정은 그 성격상 결코 모듈적일 수 없다고 주장한다(Fodor 1983; 2000). 그런 인지 과정에서는 어떤 영역에서의 믿음들이 매우 다른 영역들에서의 믿음 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포더는 이런 인지 과정의 전일적(holistic) 특성 때문에 계산주의 심리학이 큰 곤경에 빠져 있다는 점을 솔직히 고백하기까지 한다. (Fodor 2000)
그렇다면 인지 과정에서 전일적 특성은 제거될 수 없으며 따라서 중앙 처리장치는 모듈적인 구조를 가질 수 없다는 포더의 논변은 과연 타당한가? 진화심리학자들은 진화론적인 이유를 들어 포더의 논변에 반대한다. 그들에 따르면, 인류는 오랜 진화역사를 거치면서 일반적인 문제(general problem)보다는 여러 종류의 특수한 적응 문제들에 시달려왔기 때문에, 중앙처리장치가 모듈에서 제외될 이유 또한 없다. 비유하자면, 모든 것들을 소화할 수 있는 일반적인 위장이 진화적으로 존재하지도 않았고 존재할 필요도 없듯이, 모든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마음은 진화적으로 존재하지도 않았고 존재할 이유도 없다는 것이다.
또한, 그들은 만일 마음이 일반적인 문제들을 해결하도록 설계되었다면 오히려 '계산적인 폭발'(지나치게 많은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과부하)이 일어날 것이기에 마음이 구현조차 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사실, 모듈적 구조가 원자적 구조나 전일적 구조에 비해 적응적 이득이 더 클 수 있다는 점은 진화생물학적 관점에서 근거가 있는 주장이다. 어떤 대상이 모듈적인 구조를 갖게 되면, 한 모듈 내부의 손실이 다른 모듈에게까지 전파되는 일이 차단될 수 있으며, 다른 모듈들이 첨가되는 방식으로 그 대상의 기능성이 향상될 수 있다(West-Eberhard 2003).
이런 의미에서 많은 학자들은 모듈이 진화가능성(evolvability) ― 적응적 변이를 산출하는 유전체의 능력― 과 표현형적 가소성(developmental plasticity) ― 환경 입력에 대해 형태, 상태, 운동 등의 변화로 대응할 수 있는 개체의 능력 ―의 향상을 가져오기 때문에 처음 생겨났으며 오늘날에도 그와 동일한 이유 때문에 계속 유지되고 있다고 주장한다.(Wagner & Altenberg 1996; Gehart & Kirschner 1997) 모듈적 구조는 그 내부의 작은 잘못이나 오작동으로 인해 쉽사리 무너지지 않는 완충력을 갖기 쉬울 뿐만 아니라 다른 모듈들 내부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준독립적일 수 있다. 완충력과 준독립성은 진화가능성에 매우 중요한 요인이다.
흥미롭게도 일종의 완충 작용을 드러내주는 모듈의 실제 사례들이 최근에 속속 밝혀지고 있다.(Gilbert 2000; Carroll et al. 2001) 예컨대, 근육 형성에 관여하는 MyoD 유전자를 생쥐의 태아에서 낙아웃(knock out)시키면 근육 형성이 제대로 안되어야 할 텐데 실제로는 완벽하지는 않지만 별 이상이 없이 잘 형성된다. 왜냐하면, MyoD는 일반적으로 근육 발생을 지시할 수 있는 Myf5의(MyoD를 닮은) 합성을 통제하는데 MyoD가 없으면 Myf5가 대신 합성되고 그 Myf5가 없어진 분자의 기능들 대부분을 대신 수행하기 때문이다. Myf는 MyoD의 대타이며 완충작용인 셈이다.(Wang et al. 1996) 이처럼 한 체계 내부의 동적 평형은 한 구성원이 손상되어도 다른 구성원들의 변조로 인해 계속 유지될 수 있다.(von Dassow et al. 2000) 모듈의 이런 안정성은 그 구성원들의 네트웤나 상호작용, 혹은 상동적 경로(homologous pathway)등을 통해 실현된다.(Gilbert, Opitz et al. 1996; von Dassow & Munro 1999; Bolker 2000)

이처럼 진화론적 관점에서 모듈 자체는 매력적인 구조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우리의 쟁점이 "중앙처리장치도 모듈적인가 아니면 전일적인가?"라는 물음이라면, 모듈적 구조가 적응적 이득이 있다는 논변만으로는 부족하다. 왜냐하면 이런 논변만으로는 중앙처리장치가 실제로 모듈적인지에 대해서 어떠한 경험적인 지지도 해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다만, 발견법적 측면, 즉 "중앙처리장치도 모듈적인 구조를 갖기 쉬울 테니 어디 한번 살펴보자"라는 정도의 안내자 역할은 할 수 있을 것이다. 조금 더 긍정적으로 보자면, 진화발생생물학(evolutionary developmental biology)에서의 모듈성 논의들을 마음의 모듈적 구조를 모형화하는데 적극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장대익 2003c)
지금까지 살펴본 바대로, 모듈성은 진화심리학의 핵심 개념이면서 그 의미와 구현에 대해서 아직도 뜨거운 논쟁이 진행되고 있는 흥미로운 개념이다.(Barkow et al. 1992; Pinker 1997; Buss 1999; Fodor 2000; Hardcastle 1999; Carruthers & Chanberlain 2000). 이 글에서는 주로 두 가지 측면―(1) 모듈이 얼마나 많은가? (2)중앙 인지 과정도 모듈적인가? ―만을 다루었지만, 다른 측면들 ― (3)모듈은 선천적인가 아니면 편향된 학습에 의해서 형성되는가?(Kamiloff-Smith 1992) (4)모듈은 정보처리기인가 아니면 정보의 조직체(organized bodies of information)인가?(Samuels 1998; 2000) ―도 논의할만한 쟁점들이다. (장대익 2003c)
논의를 종합해 보면, 모듈성 논쟁에 불씨를 놓은 진화심리학은 대체로 마음이 상당히 많은 모듈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비모듈적인 중앙처리 장치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입장, 즉 '대량 모듈성 논제'(massive modularity thesis)을 견지하고 있다. 반면, 포더는 입출력 체계와 같은 주변장치만이 모듈적이라고 주장한다.(이런 의미에서 그의 논제를 '주변 모듈성 논제'(peripheral modularity thesis)라 칭할 수 있으리라.) 한편, 연결주의자들처럼 모듈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입장도 물론 존재한다. 이런 맥락에서 진화심리학자들이 그리는 인간의 마음은, 단순한 '디지털 컴퓨터'라기 보다는 오히려 여러 모듈들로 구성된 '스위스제 군용칼'(swiss army knife)이다. <그림 1>에서 잘 나타나 있듯이, 스위스 군용칼에는 칼뿐만 아니라 병따개, 드라이버, 심지어 작은 톱에 이르기까지 저마다 고유한 기능을 담당하고 있는 독립된 도구들이 여럿 매달려 있다. 이런 구조적 특성 때문에 스위스 군용칼 비유는 인간의 마음이 준독립적인 여러 개의 모듈들로 구성되어 있다는 진화심리학자들의 기본 주장을 잘 반영하고 있는 듯하다(Barkow et al. 1992).


3. 진화심리학과 적응주의 논쟁

"일어나는 모든 일은 최선이다."(볼테르의 소설 {깡디드}에 나오는 빵글로스 선생의 말).

진화심리학은 모듈성에 관한 반론들뿐만 아니라 여러 유형의 비판에 직면해 있다.(Fodor 2000; Dupre 2001; Laland & Brown 2002, Gould & Lewontin 1979; Lewontin 1983; 2000; Sterelny & Griffiths 1999) 가장 흔한 비판은, 그것이 인간의 몇 가지 보편적인 형질들 ― 예컨대, 다양한 문화권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친족주의, 짝짓기(mating) 전략 등 ― 에 대해서는 더 나은 설명을 제공할지는 몰라도 인간간 또는 문화간에 차이를 보이는 형질들에 대해서는 설명력이 별로 없다는 지적이다.(Dupre 2001) 또한, 어떤 이들은 진화심리학이 상정하는 몇 가지 적응 문제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각각의 내부에 '작은 알갱이 문제들'(grain problems)이 또 들어있기 때문에, 진화심리학자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적응 문제(adaptive problems)를 확인하는 일이 그렇게 단순하지 않으며 따라서 하나의 적응 문제가 하나의 모듈을 산출하지 않는다고 비판한다. 그들은 이런 맥락에서 진화심리학의 '열쇠(적응문제)-자물쇠(해결책으로서의 모듈)' 비유가 실재를 왜곡한다고 주장한다(Sterelny & Griffiths 1999).
하지만, 무엇보다도 진화심리학에 대해 가장 중요하면서도 오래된 비판은 그것이 '적응주의'(adaptationism)에 기초해 있다는 것이다(Gould & Lewontin 1979; Gould 1997). 우선, '적응주의'란 생명의 진화에서 자연선택의 역할을 매우 중시하는 입장이다. 하지만, 자연선택의 중요성을 어느 정도까지 주장해야 적응주의인지에 대해서는 그리 분명하지 않다(Sober 2000). 어쨌든, 오직 자연선택에 의한 설명만이 복잡한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 형질들의 존재(예컨대, 눈의 존재)를 해명한다는 입장(이는 '설명적 적응주의'라 불리기도 한다)을 '적응주의'라 칭하자(Godfrey-Smith 2001).
그러나, 고생물학자인 굴드(S. J. Gould)와 집단유전학자인 르원틴(R, Lewontin)은 1979년에 "성 마르코 성당의 스팬드럴과 빵글로스적인 패러다임"(Spandrels of San Marco and the Panglossian Paradigm)이라는 유명한 논문에서 그 당시의 진화생물학이 자연선택의 능력을 과신한 나머지 시험가능한 가설을 세우지도 않고 "이런 저런 기능 때문에 자연선택에 의해 진화했다."라는 식의 '단지 그럴듯한 이야기'(just so story)에 만족하고 있다고 호되게 비판했다. 이런 비판은, 마치 깡디드에 나오는 낙천적인 선생 빵글로스가 "우리의 코는 안경을 받치기 위해 존재한다."라고 말하는 것처럼, 당시의 진화생물학이 입증할 수도 없는 이야기를 지어내어서 적응 형질들을 터무니없이 양산하고 있다는 지적이었다. 논문의 제목에 등장하는 성 마르코 성당의 스팬드럴(spandrel)은, 자연선택에 의한 적응이 아닌데도 모종의 기능을 수행하는 듯이 보이는 생물학적 형질들을 건축물에 빗댄 표현이다. 이것에는 실제로 적응 형질을 구별하는 작업이 엄청나게 어렵다는 뜻도 담겨있다. 건축물의 스팬드럴은 생물학적으로는 적응이 아닌 부산물(by-product)이다(Gould & Lewontin 1979).

실제로, 이런 식의 비판은 그 당시의 적응주의자들에게 엄청난 도전을 주었고, 좀더 정교화된 적응주의를 나오게 만든 결정적인 계기가 된다. 이후의 적응주의자들은 어떤 형질이 적응이냐 부산물이냐를 놓고 전보다 매우 신중해졌으며 이를 가릴 수 있는 시험가능한 가설들을 제안하기 위해 노력한다. 이제 적응주의자들은 다음과 같은 과정을 꼭 거친다. 진화과정에 자연선택만이 중요한 인과적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보고 형질들을 예측하기. 그런 예측치와 실제 형질의 차이를 비교하기. 그런 후 그들은 그 형질의 진화에 다른 요인들이 어떻게 관여했을까를 짐작한다(이는 '방법론적 적응주의'라 불린다). 그래서, 아무리 극단적인 적응주의자라 해도 모든 형질을 적응으로 간주하는 사람은 없다. 이렇게 보면, 적응주의에 대한 비판이 이제는 효력을 잃은 듯이 보인다(Rose & Lauder 1996; Orzack & Sober 2001; 장대익 2003a). 하지만, 어떤 형질이 적응인지, 부산물인지, 아니면 단지 발생적 잡음인지를 가리는 일은 여전히 어려운 작업이다(Williams 1966; Orzack & Sober 2001).

적응주의와 관련해서 좀더 실질적인 쟁점은 오히려 이른바 "발생적 제약"(developmental constraint)에 대한 입장 차이일 것이다(Amundson 1994). 당연한 사실이지만, 한 개체군의 진화적인 궤적은 자연선택 뿐만 아니라 변이의 공급에도 큰 영향을 받는다. 우리가 네 개의 사지를 갖고 있는 것은 그것이 최적이어서가 아니라 척추동물이 네 개의 사지를 갖고 시작했기 때문이다. 즉, 변이의 가능성 공간은 무한하지만 발생적 제약 때문에 실제 그 공간을 채우는 형질은 제한이 되어 있다는 뜻이다.
발생학자 와딩턴(C. H. Waddington)은 <그림3>의 모형을 통해 발생적 제약의 뜻과 중요성을 쉽게 설명했다. 여기서 작은 구슬은 세포의 운명을, 계곡은 그 구슬이 굴러갈 수 있는 길을 나타낸다. 그림에서 알 수 있듯이, 처음에는 발생에 융통성이 있기 때문에 세포는 다양한 길로 나아갈 수 있다. 하지만, 발생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한쪽 길로 들어서면 다시는 되돌릴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한다. 게다가, 발생 전체의 맥락에서는 상대적으로 작은 유전적 변화라도 커다란 표현형적 변화를 산출할 수 있으며 따라서 상당히 빠른 진화도 가능하다(Waddington 1957).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어떤 형질이 큰 변화가 없이 지속되는 현상에 대해 도킨스와 같은 적응주의자들은 그것을 '안정화 선택'(stabilizing selection)으로 설명하려드는 반면, 굿윈(B. Goodwin)과 같은 과정구조론(process structuralism)자들은 자연선택보다는 발생 기작들로 설명한다는 점이다(Dawkins 1986; Dennett 1995; Goodwin 1984). 문제는 이 두 가지 설명이 상대방을 배제하지 못한다는데 있다. 하지만, 최근에 큰 주목을 받고 있는 진화발생학(evolutionary developmental biology, 줄여서 "이보디보[Evo-Devo]")은 이런 논쟁의 종결을 위한 실마리를 제공해주는 듯하다(Gilbert 2000; Gilbert, Opitz et al. 1996; Raff 1996; 2000; Arthur 2002). 진화발생학자들에 의하면, 표현형은 적응주의자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원자적이지도 않고 구조론자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전일적(holistic)이지도 않다. 그것은 "모듈적"(modular)이다(Wagner 1996; Brandon 1999). 진화과정에서 발생이 끼치는 영향과 발생의 진화를 동시에 연구하는 이보디보는, 마음의 모듈성 논의에 대한 함의뿐만 아니라 적응주의와 관련된 쟁점들에 대해서도 해결의 단초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도 매우 흥미로운 분야이다.


4. 진화심리학과 유전자 환원주의

"개체는 환경에 의해 형성되기보다는 오히려 환경을 건설(construct) 한다."(르원틴 2000)

진화심리학에 대한 또 다른 비판은 그것이 유전자 환원주의(genetic reductionism)에 기초해 있다는 비판일 것이다. 저명한 발생유전학자이며 사회생물학에 대한 강력한 비판가이기도 한 르원틴에 따르면, 진화심리학자들은 인간의 보편적인 형질을 찾아내고 그 형질이 유전자에 의해 암호화되어 있다고 전제한 후 그 형질의 존재를 자연선택으로 설명하려 한다. (Lewontin 1983; 2000) 그러나 그는 그런 방식의 연구가 유전자와 환경의 복잡한 상호작용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는다고 비판한다. 그에 따르면, 유전자형과 표현형의 관계는 <그림 4>와 같이 크게 네 가지 유형으로 구분될 수 있으며 각각의 그래프는 유전적(혹은, 환경적) 요인들의 변화가 생길 때 표현형이 어떤 종류의 변화를 겪는지를 나타낸다. (장대익 2003b) 이런 의미에서 그는 이것을 '반응양태 그래프'(norm of reaction graphs)라 불렀다. 차례로 그 의미를 살펴보자.

(a)유전자 결정론은, 어떤 다른 요인들의 존재 여부와 상관없이 어떤 개체 내에 존재하는 유전적인 요인들이 표현형을 결정하는 경우를 말한다. 예컨대, 특정 호르몬 생성에 관련된 유전자들을 갖고 있는 남성이라면 그가 어떤 환경에서 성장하든지 간에 언제나 공격 행동을 보인다는 식의 견해이다. 그러나 오늘날 이런 극단적인 결정론을 믿는 생물학자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리고 아무리 급진적인 진화심리학자라도 이런 식의 견해는 받아들이지 않는다. 왜냐하면, 실제로 치사 돌연변이 유전자들을 제외하면 적절한 환경 입력은 유전자의 발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편, 또 다른 극단으로 인간이 어떤 유전자들을 갖고 있는가와 상관없이 환경에 의해 표현형이 산출된다는 환경 결정론(b)이 존재한다. 인간이 백지상태에서 태어난다고 믿었던 로크에서부터 비둘기를 잘만 훈련시키면 파일럿으로도 만들 수 있다고 공언했던 행동주의 심리학자 스키너(B. F. Skinner)에 이르기까지 환경결정론에 발을 담근 이들은 의외로 적지 않다. 하지만 이런 견해 역시 유전자에 관한 진실로부터는 멀리 떨어져 있다.
극단적인 두 입장보다는 다소 온건한 입장들도 가능하다. 예컨대, 온건한 유전자 결정론, 혹은 온건한 사회 결정론. 그러나, 좀 더 흥미로운 입장은 (c)와 (d)로 대변되는 상호작용론(interactionism)일 것이다. 이 입장은 표현형이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의 상호작용을 통해 산출된다는 견해이기에 매우 상식적인 것으로 들리지만, 르원틴은 그런 상호작용이 일어나는 방식을 가법적인(additive) 유형(c)과 비가법적인(nonadditive) 유형(d)으로 구분함으로써 논의의 차원을 격상시켰다. (c)에 '가법적'이라는 용어가 붙은 이유는, 공통된 모든 환경에서 유전자형 G1을 가진 개체의 표현형과 G2를 가진 개체의 표현형이 일정한 유형의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즉 (c)의 경우에 G1은 모든 환경에서 G2보다 더 큰 표현형을 산출해 낸다.
르원틴은 상호작용의 실제 양상이 대개는 비가법적임에도 불구하고 유전자와 환경의 상호작용을 논하는 많은 이들은 그것을 가법적인 것으로 암암리에 전제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그에 따르면, 서로 다른 유전자형은 자연적인 환경의 변화에 따라 상당히 폭넓게 변화하는 표현형들을 산출할 수 있다. 즉, (d)의 경우처럼, G1과 G2의 표현형 차이가 환경의 자연적 변화에 따라 어떤 시점에서는 역전될 수도 있다는 말이다. 그는 더 나아가 '현재의 환경 범위' 내에서 (c)의 경우에 해당되는 표현형이라도, 유전자형과의 가법적인 관계는 새로운 환경의 도입으로 인해 언제라도 깨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상호작용의 양상을 대체로 비가법적인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그의 주장은 바로 이런 생각 때문에 나온 것이다.

르원틴의 이런 주장은 환경 ― 생태적 환경, 세포적 환경, 분자적 환경 등, 유전자를 둘러싼 모든 외부 세계 ― 이 표현형 산출에 중요한 요인임을 강조하는 차원을 넘어서 환경과 유기체의 상호관계를 부각시킨다. 그에 따르면, 통념과는 달리 환경은 유기체의 외부에 고정되어 있는 무엇이 아니라 유기체의 영향을 받으며 끊임없이 변화하는 그런 대상이다. 하지만, 관련 분야의 학자들이 정말로 환경을 고정된 외부 대상으로만 여겨왔는지는 그렇게 분명하지 않다. 예컨대, 현대 진화학자들은 누구나 '진화하는 환경'(evolving environment), '진화적 군비경쟁'(evolutionary arms race), '공진화'(coevolution) 등의 개념들에 친숙하다. 르원틴이 지금 이 모든 개념들과는 다른 의미의 환경론을 피력하고 있는지는 다소 의심스럽다. 만일 다르다고 하더라도, 개체가 환경을 물리적 변형시키는 것과 개체가 자신을 환경에 적응시키는 일은 여전히 엄격하게 구분가능하다. (Godfrey-Smith 1996) 그리고, 그가 그토록 강조해온 유전자와 환경의 비가법적 상호작용(nonadditive interaction)이 그의 주장대로 자연 세계에서 그렇게 흔한가에 대해서도 그리 확실하지 않은 것 같다. 게다가, 르원틴의 의도가 만일 "표현형에 영향을 끼친 원인들이 너무나 많기 때문에 원인 자체를 집어내기는 힘들다"라는 것이라면, 오히려 그는 유전자 환원주의에 대한 경계가 지나친 나머지 너무 손쉽게 유전자 전체론(genetic holism)으로 나아간 꼴이 되고 만다.


5. 진화심리학의 미래?

나는 지금까지 진화심리학의 개념적 쟁점들 중 모듈성 문제와 적응주의 논쟁, 그리고 유전자 환원주의의 혐의에 대해서 주로 살펴보았다. 마음의 모듈성에 대해서는 대량 모듈성 논제와 주변 모듈성 논제가 대립하고 있는 형국이며, 인지과학 내부에서의 모듈성 논의는 이보디보에서의 모듈성 논의들에 비하면 아직 초보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는 듯하다. 이런 상황에서는 오히려 이보디보에서의 발전된 논의들을 인지과학에서의 모듈성 논의에 적극적으로 차용해볼 필요가 있다.(장대익 2003c)
한편, 진화심리학은 오히려 세련된 적응주의에 근거해 있고, 소버와 오잭의 주장처럼, 이런 적응주의는 진보적인 연구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았다. (Orzack & Sober 1994) 그리고, 유전자 환원주의라는 비판에 대해서도 진화심리학은 아직 빠져나갈 문이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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